소나무는 바다로 간다
-해미원 가는길2
나는 왜 눈물이 많은가
해창바다는 멀리 산기슭을 돌아
젊은 날의 푸른 핏줄기
논둑을 다독거리던 바람이 불때마다
쌀밥보다 뜨거운 눈물이 나는 것일까
몸빼 입은 엄매들
흰 종아리가 소나무껍질로
성큼성큼 논길을 걸어
어이야 어어이
앞산은 멀어지고
하늘 높이 치솟는 제비처럼
배고픔도 더 멀어져가라
숭어떼따라 또랑 차고
가슴 가득 뛰어오르는
요 까만 둠벙 새끼들아
나는 달빛처럼 젖이 오른다
조금 물에 목이 차 올라
아직도 나를 부르는 이 있어
눈물은 뜨거운가
신작로마다 깡다리 거름 절여
고막뫼 속살을 건져올렸는가
흐르는 것은 바람이 아니다
솔고개 핏살줄 흐르는
세상의 모든 수로에
더 낮게 더 간절하게
네 이름을 띄어 보낼 때 까지.
*박남인(비끼내 술꾼)
복숭아가 익을 때면
누구에게나 봉숭아꽃은 진다
누구에게나 복숭아꽃은 진다
누구에게나
누구에게나 꽃은 진다
목숨을 걸고 꽃은 진다
첫 고백을 차마 견디지 못해
천둥이 치듯
봉숭아는 터진다
내 누이가 던진 날처럼
가장 아름다울 때
제 얼굴의 가장 뜨거운 볼을
복숭아는 도려낸다
물은 그렇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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