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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 다중지능 종합학습센터를 설립하자
제언 / 다중지능 종합학습센터를 설립하자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8.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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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진도군 한 학부모가 쓴 글을 다시 보면서 여전히 절실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그만큼 진도군의 교육여건은 변하지 않고 오히려 퇴보하면서 아무리 궁여지책을 내놓아도 해마다 폐교가 늘어나고 학생수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제에서는 이느 곳에서나 교육과 의료복지, 사회복지는 최소한의 삶의 요건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진도군은 재정자립도가 7%대에 머물 정도로 가난한 지자체이다. 공무원과 소상공인, 농수산종사자들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단순한 산업구조를 이루고 있다.

당시 글을 올린 이는 “우연한 기회에 읽은 <바보군수의 희망보고서>를 몇 번이나 읽고 책을 덮으며 진도현실에 대한 고민에 빠져들게 했다.”고 토로했다. 왜 우리 진도는 저렇게 못하는 걸까 한숨 쉬며 ‘바보 같은 자신’을 한탄하였다. 어느 한 학부모는 “이런 식으로라면 대부분 들러리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겠다”면서 현재의 학생 평가방식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전북 완주군은 이미 10년 전에 공무원들의 경쟁을 유도해 군 단위 최초로 예산 5,000억을 돌파했으며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은 놔두고라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학생수(사실 완주군청 통계를 보면 불과 몇 십 명에 그치지 않지만)는 과히 획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교육정책에 깊은 존경심이 우러나온다고 부러워했다. 선출직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은 진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그곳에서는 실천에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완주군은 당시 인구 8만여 명으로 진도군보다는 많은 인구 통계를 보이고 있지만 여느 시군처럼 줄어드는 인구와 학생수로 고민을 덜하고 있는 듯했다. 줄어드는 인구수 때문에 각종 혁신적인 사업을 하고 있겠지만 교육부문에 있어서는 나름 성공하고 있어서 걱정을 덜하고 있는 것 같다.

진도군은 해마다 학생이 줄어들고 있다. 2005년 6천6백여 명이던 학생이 2010년에는 절반수준으로 떨어진 현실에 비춰볼 때 완주군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도군(2018년 기준) 초등학생(10학교)은 1,200(남606.여 594)명에 중학교 7곳에 566(남274. 여 292)명, 고등학교 4곳에 731명(남389.녀 342)이 다닌다. 여기에 교직원 수는 376명(남 173)이다. 또 유치원 13곳에서 233(남 124명)명이다. 2020년 통계는 더욱 줄어 dT을 것은 분명하다.

당시 완주군은 통큰 예산을 교육에 투자했다. 이 예산은 임 모 완주군수가 교육전문가라서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기 때문에 투자한 것이며 교육에 투자해야 남는 장사라는 신념에서 비롯된다. 완주군수는 고민이 앞서던 중 ‘다중지능 개발사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이 이론은 기존의 지능검사가 간과한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인정하고 제대로 평가해 개개인의 학생 개인 능력을 계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8년 5월에는 5,492명의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다중지능 검사를 실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였다.

각자에 맞는 잠재능력 발굴에 힘써야

이후 다중지능학습센터를 건립해 심도 있는 검사와 상담, 재능계발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위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미술과 음악, 체육을 중심으로 하는 방학캠프, 어디서나 가깝게 책을 볼 수 있는 작은도서관, 중국어에 대한 체계적 학습여건조성(19명의 중국어 전문강사 채용 학교파견), 격주 토요일을 이용한 고3 학생들의 서울 기숙형 학원 프로그램 참여 등 셀 수 없는 교육투자를 해왔다.

진도군은 어떠한가. 100억여원의 진도군인재육성기금을 모금하여 그 이자를 갖고 매년 학생들에게 적지않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급대상자는 천편일율적인 학교 성적순위에 따라 선발된 학생들에게만 군민들의 피와 같은 헌금을 대신 주고 있는 것이다.

인재육성기금 운영위원들에게 세뇌된 원칙, “출세는 성적순이야!”가 작용될 뿐인지 의문스러워진다. 과연 그들은 연어처럼 다시 진도를 찾아오거나 그 후배들에게 똑 같이 은혜를 보은할 것인가 나는 알지 못한다. 현 군수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여 유수의 일류대학을 졸업하였다고 정부공사에 당당히 입사하였다. 그러나 진도군수로 출마하기 전까지는 진도군에 집 한 채도 마련하지 않고 객지살이로 일관했을 뿐이다. 당선된 뒤에도 군수관사에서 10년 가까이 무상입주하여 살아왔다. 그분은 결코 관선 임명직 군수가 아니었다.

앞으로는 차기 군수가 되려면 반드시 진도에 집부터 구입하여 실질적인 거주와 이웃을 가진 진정한 자랑스런 진도 군민의 자격부터 취득해야 할 것이다. 진도군수에 나오기 위해 진도읍에 아예 주택을 지어 살다가 불운하게 운명을 달리한 모 씨와는 많이 다른 행보와 의식을 내보이는 단면이다. 나는 ‘바담풍’하면서 “너희들은 바담풍 하지 마라”하면 그 명이 제대로 서지 못한다. 거주이전의 자유를 앞세우기보다는 책임있는 상급 공직자의 사회적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요즘은 다양한 재능을 중시하는 사회이다. 게임도 산업이다. 연예와 스포츠가 대세를 이루기도 한다. 국영수 점수만 잘 받으면 우수학생이 되는 단순비교평가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전근대적인 줄서기를 강요하면서 청소년마다 잠재된 다양한 재능의 싹을 짓누르는 교육정책의 폭거나 다름없다. 왜 학교에 수십년 폭력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가출학생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를 교육지원청 책임 담당자들이나 특히 진도군수, 인재육성장학금 운영이사들은 깊이 깨달아아야 한다.

10년 전의 완주군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게는 공부를,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잘하는 것을 가르치면 된다는 생각으로, 또한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동등한 교육을 실천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예산을 아끼지 않아 진정한 참교육 평등교육을 실천한 모범 지자체를 이루었다고 한다. 진도는 여전히 섬이라는 우물 안에서 여전히 영어단어나 인수분해나 달달 외우는 새대가리 AI 학습만을 주입하고 있지는 않는가.

영재교육을 다 치우라는 주문은 아니다. 왜 지금 전국의 학부모들이 대안학교를 찾아 자기 고장을 벗어나 조기 전학을 보내야 하는지 인구감소에 백약이 무효인 지자체 수장이 깊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해마다 덩그렇게 남은 폐교를 리모델링하여 중소기업 유치에 애를 쓰는 모습만을 내보이는 현실은 더욱 답답하기만 하다. 진도실고는 수산과 신설을 아직도 주저하고 있다. 진도군의 과감한 변화와 지원이 요구된다. 중학교와 고교에 럭비팀을 창단하던 어리둥절한 그 결단이 한 단계 의식상승을 이루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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