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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중 럭비팀, 전국 정상에 오르다
진도중 럭비팀, 전국 정상에 오르다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11.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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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대한럭비협회장배 전국럭비대회 우승

 

누가 시골 섬학교 럭비팀을 무서워하지 않으랴.

진도중학교(교장 유광호)는 지난 11월 17일 이틀 동안 인천광역시에서 개최된 제2회 대한럭비협회장배 전국럭비대회(7인제) 중등부 결승에서 경산중을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진도중 럭비팀이 마침내 11년만에 전국을 재패한 것이다.

이미 진도중 럭비팀은 창단 5년 만에 전국 대회에서 금빛 터치를 일구며 놀라운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1998년 창단해 1999년 첫 출전한 전남체전 우승, 2000년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 중・고럭비선수권대회 우승, 2001년 전국소년체전준우승, 충무기쟁탈 전국 중・고럭비대회 우승….해마다 전국대회를 휩쓸며 파란을 일으켜 온 진도중학교 럭비팀.

어린 선수들이 스크럼을 짤 때마다 불패의 신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영광의 뒤편에는 시골 중학교의 안타까운 현실도 있었다. 찬밥 대접 받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 같은 건 오히려 사치다. 훈련비는커녕 출전비조차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기 일쑤였다. 전국대회에 한번 나가려면 어렵사리 모아온 적금을 깨듯 큰맘을 먹어야했다.

 

시골이라서 돈 얘기만 나오면 학부모들이 손사래를 친다. 당시 최평화교장은 “서울까지 가는 버스비와 숙박비용을 합쳐700만〜800만원 든다”며 “출전비가 없어서 1년에 여섯 차례 있는 전국대회 중한두개 대회밖에 출전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진도중 럭비팀은 준결승에서 강호 서울 배재중을 만나 압승을 거두고 결승에서 wlskss 봄 우승팀인 경산중과 치열한 연장 승부 끝에 24-19로 이겼다. 진도중학교 럭비팀의 전국대회 재패는 5번째로 지난 2009년 제20회 대통령기 전국종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12년 만이다.

대한럭비협회장배 전국대회는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7인제 럭비 대회로 도쿄 올림픽 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한 숨은 진주 발굴 및 7인제 럭비 발전을 목표로 치러졌다. 진도중학교 럭비팀은 박재형 등 17명의 선수로 구성됐지만 이번 대회에 불과 12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전국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하며 최정상에 등극, 군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들고 재정 지원 조차 변변치 않은 시골 럭비팀이 12년 만에 전국 재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둔 이면에는 선수들의 남다른 투지와 김세정 감독과 이명남·고태욱 코치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는 평가다.

 

진도중 럭비팀 김세정 감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국 최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한 학생들과 학부모, 코치, 학교 관계자에게 감사드린다”며 “럭비팀이 전국 최강팀으로 자리 잡아 진도군민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진도에는 진도실고 럭비팀이 있으며 국가대표선들을 다수 배출하며 신흥 명문팀으로 자리잡고 있다.(허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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