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8:57 (금)
난대림 수목 울창한 접도 남망산(웰빙 등산로)
난대림 수목 울창한 접도 남망산(웰빙 등산로)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2.09 16: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러 형상 닮은 바위와 다도해 풍경이 정겨운 섬

 진도에서는 산에 오르면 금새 바다가 가까이 다가온다. 작은 섬들이 손짓을 한다.
 접도 남망산 쥐바위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섬마을 앞으로 푸른 바다가 잔잔하고, 바다 너머로 진도 본섬과 작은 무인도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북동쪽 멀리 해남반도가 아스라이 다가와 하늘과 맞닿는다.
 진도읍을 지나 남쪽으로 달리다보면 다시 바다를 만나게 되고, 바다 건너에 접도라는 작은 섬이 등장한다. 본섬인 진도에 워낙 가까이 있어 접도라 불렀다. 진도와 접도 사이에는 1989년 건설된 길이 260m, 폭 6m의 연도교(장재호)가 있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접도에는 아름다운 산과 멋진 해변이 있다. 남망산과 해변을 걷는 ‘접도 웰빙등산로’가 그것이다. 접도마을을 지나 포장된 임도를 따라 여미재를 넘으니 여미해변에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주차장에서 출발해 남망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15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여미재가 있다. 여미재에서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면 겨울바람이 차갑다. 벌거벗은 상태로 겨울을 나고 있는 나무들. 12월부터 앙상한 가지만 남은 겨울나무는 추위를 견디며 봄을 기다린다.
 자연을 짓밟고 지구를 괴롭혀 온 인간에게 보복이라도 하려는 듯 생태계 파괴와 기후위기로 인한 질병과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매서운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잎을 떨군 겨울나무처럼 인류에게도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남망산 쥐바위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쪽에서 다가오는 바다와 섬들이 압권이다. 남망산에서 뻗어나간 산줄기에 감싸인 작은 만 안쪽 해변에 접도마을이 둥지를 틀었다. 섬마을 앞으로 푸른 바다가 잔잔하고, 바다 너머로 진도 본섬과 작은 무인도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북동쪽 멀리 해남반도가 아스라이 다가와 하늘과 맞닿는다.
 서남쪽으로는 산줄기가 붕긋붕긋 솟아 바다를 향해 나아간다. 드넓은 바다에는 상구자도·하구자도가 떠 있다. 서쪽에서는 진도 남쪽에 우뚝 솟은 여귀산이 푸른 바다와 행복하게 어울린다.

 12개 가지를 가진 구실잣밤나무는 12간지를 본떠 ‘12간지목’이라 했다.
 산길에서 만나는 나무에는 갖가지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12개 가지를 가진 구실잣밤나무는 12간지를 본떠 ‘12간지목’이라 했고, 세 개의 줄기가 뻗은 ‘기 받는 굴참나무’도 있다. 병풍계곡으로 내려서다 만난 세 줄기의 아름드리 구실잣밤나무는 ‘삼부자나무’다.
 병풍바위에 올라서자 조금 전 올랐던 쥐바위와 남망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온다. 남망산 정상 뒤로 진도 본섬을 이루고 있는 산줄기가 붕긋붕긋 솟아 있다. 운림산방을 품고 있는 첨찰산도 확인된다.
 병풍바위 아래쪽에는 동백나무가 짙푸르다. 진녹색 동백나무 군락은 회색빛 나목들과 대비를 이룬다. 접도에는 상록 활엽수림과 낙엽수림이 다정하게 숲을 이루고 있다. 접도 남망산 숲길은 2018년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받았다. 남망산 숲길에는 난대림과 희귀한 식물들이 해안 절경과 함께 어울려 있어서다. 우리나라 3대 토종 블루베리라고 일컬어지는 모새, 상동, 정금나무도 남망산에서 자생한다.
 선달봉에 올라서니 조망이 시원하다. 선달봉은 1430년 수군 만호진 설치 당시 금갑진성에서 근무하던 선달의 무덤이 있었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선달봉 삼거리에서는 여미사거리를 거쳐 말똥바위로 곧장 내려가는 길과 솔섬바위로 가는 길이 갈린다. 우리는 솔섬바위로 향한다.
  고래바위에 오르면 북서쪽으로 에메랄드빛 바다와 진도 남서쪽 산들이 반갑게 손짓한다. 남서쪽 바다에는 상조도, 하조도를 비롯한 조도군도를 이루고 있는 섬들이 다도해를 이루고 있다. 다도해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조도군도는 크고 작은 154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저 아름답게 보이는 조도군도 남서쪽 맹골군도 주변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오밀조밀하게 바라보이는 다도해에서 억울하게 사라져갔던 수많은 영혼들의 아우성을 들려오는 듯하다. 세월호 사고를 두고 여러 가지 말이 많지만 최우선 가치를 돈벌이에 둔 물질주의가 빚어낸 사고라고 볼 수밖에 없다.

 솔섬바위에 도착하자 바로 아래로 푸른 바다가 출렁인다. 상구자도와 하구자도가 윤슬과 함께 따스하게 다가온다. 멀리 보길도와 노화도 같은 완도의 섬들도 보일 듯 말 듯 아스라하다. 조도와 주변의 수많은 섬들은 여전히 아름답다. 작은여미해변과 말똥바위가 지척이다. 날씨 좋은 말똥바위 전망대에 서니 솔섬바위가 푸른 바다와 어울린 모습이 장관이다. 솔섬바위 뒤로 멀리 진도 여귀산이 솟아있다. 말똥바위전망대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절경에 넋을 잃는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추자도와 제주도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에는 억지스러움이 없다. 그 자연스러움 속에 장엄한 질서가 스며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가 된다.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되니 헛된 욕망도, 어리석은 망상도 죄다 사라져버린다. 인간에게 자연은 어머니이자 큰 스승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