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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동백나무
봉화산 동백나무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10.1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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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 동백나무

큰 사람이 되고 싶느냐

방그레 웃기만 하며 앉아있던 큰 스님

천 년도 넘게 요사채에서

해우소 가는 길 지키던 팽나무가 쿵 쓰러지던

한 밤에도 꿈쩍없이 계셨다는 스님

누구는 인장바위가 내려와 주석했다는 둥

약수터 관음보살 등 뒤

주렁주렁한 동백나무 백팔염주를 닦았다

어린 시절부터 나를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었던가

일주문은 먼 산만 바라보았다

무엇을 사경하였느냐

무엇에 엎드려 있었느냐

수락산장 말구슬나무 아내

닭백숙 도반하던 법조스님은 새벽 도량송으로

점안을 찌푸른 사천왕 호법신장들 깨우면

어머니는 연자방아집 점방

은근한 된장국을 끓였지

삼색싸리와 흰꽃동백나무가 산다는 삼선암

이제 잘라냈는가

산다래덩쿨 감긴 누이와 기억들로

사타구니 가려웁던 젊은 날은 좀체 지나가지 않았다

늘 공복으로 휘어지는 허리

차를 구하는 소치마힐°의 지팡이소리

배롱나무가 공영주를 찾는다

어디 간들 흐르지 않는 접이 있겠냐

다 물었느냐

허공을 토하는 부처님

그 섬에서 한 철 보내던

푸른 눈발 성성하던 입재의 시절.

*박남인

21년 10월 27일 오전 11시. 성동연립주택3층.

마힐: 허 소치의 자 摩詰.

삼색싸리: 첨찰산의 특산 자생식물.

참가시나무와 함께 천연기념물 지정의 주요자원.

현 첨찰산 쌍계사 대웅전 삼존불은 17세기경 희장스님이 조각. 보물지정.

바로 이웃에 운림산방이 있어 50세부터 소치가 거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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