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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현을 키우자”
“제2의 김현을 키우자”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11.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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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진흥 위한 문예육성책 모색해야 ‘제15회 김현문학축전’ 10일 목포문학관서

다시 우리시대에 대한 전체적인 통찰이 요구된다.

‘바다로 간 거북이’ 김현은 매립되 옛 들물, 문학의 개옹을 잃어버린 것일까. 허수경을 읽는다. 자꾸만 빌어먹을 진주식 ‘차가운 심장’을 들춰본다. 남강의 풍등도 풍속의 시대를 상상하는 김현은 더더욱 보이지 않는다. 김승희는 아예 ‘카르페 디움’이라며 진도아리랑을 그 발칙한 여성들의 달빛에 취한 도발을 부추긴다. 입을 다물어버린 기형도를 다시 읽는다. 어디에서 없고 어디에도 있는 거북이 김현. 소문의 벽을 깨고 민중의 지팡이를 순례하던 그는 진도에서 태어났다. 태어나 구세받지 않고 이순신처럼 시아바다를 건너 목포로 갔다. 무정 정만조도 그 길을 걸었다. 유달산 목포시사는 근대 문학역사의 아픈 딜레마를 지금도 갯바람으로 씻어내고 있다. 미산과 남농도 그 길을 걸었다. 남농은 작품세계를 ‘외사(外史)’를 낙지론 앞에 세웠다.

이번 목포문학박람회 성공 개최를 계기로 ‘한국문학’의 산실을 이어가기 위한 예비 문학도 양성을 위한 문학창작학교 등 문학도시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문학박람회 마지막 날 김현문학축전추진위원회(대표 황지우)는 목포작가회의(지부장 양승희) 주관으로 올해 서거 31주기를 맞는 문학평론가 김현(1942~1990·전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을 기리는 ‘제15회 김현문학축전’을 목포문학관에서 가졌다.

‘김현문학의 시원과 염원, 그 뜨거운 상상의 힘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이뤄질 이번 문학축전은 김현문학이 지닌 의의와 내용은 물론, 이를 가능하게 한 문학적 상상의 힘을 새롭게 인식해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전국 최초로 진행되는 목포문학박람회와 함께 열릴 김현문학축전은 김현문학을 가능하게 했던 시원(始元)에의 탐색을 기반으로 남도문학과의 연관관계를 살펴봐 의미를 더했다.

프로그램은 김현문학이 지닌 상상력의 힘을 매개로 특히 지역문학의 진흥에 기여할 목적으로 김현추모식과 함께 문학콘퍼런스를 비롯해 시노래콘서트, 김현문학까페, 김현문학도서 발간, 김현문학방송 등 다채롭게 펼쳐졌다.

문학 콘퍼런스에서는 바슐라르와 제네바 학파와의 관계 속에서 김현문학의 시원을 찾을 김영욱(서울대)·정과리 교수(연세대)의 발제와 김현과 남도문학의 전통을 모색할 이동순(조선대)·정민구(전남대)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다.

또 전남지역 문학계의 현안인 전남문학관 건립의 타당성 및 방안 모색을 위해 정우영 전 사무국장(국립한국문학관), 이은봉 관장(대전문학관·광주대 명예교수), 채희윤 위원장(광주문학관 콘텐츠·광주여대 명예교수), 김용국 회장(전남문인협회) 등이 토론을 펼쳤다.

추진위원장인 황지우 문학평론가는 “김현은 작가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그 무엇인가를 잡아채 작품 둘레에 여러 겹으로 포개어 작품이 더 깊고 풍부하게 메아리치도록 하는, 그래서 쓴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에 말하자면 다성악적인 울림이 계속 이어지는 ‘공명의 비평’을 했다”고 하면서 “이번 김현문학축전 역시 그러한 공명의 힘을 통하여 지역문학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호를 타고 떠나는 남도·한국문학 여행

목포문학박람회의 꽃으로 불리는 주제관은 갓바위문화타운 내 기존 건물을 활용해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목포시와 박람회자문위원회는 일제 강점기 3대항 6대 도시이자 한국 근대문학의 시발점이었던 목포에서 목포문학호라는 큰 배를 띄우고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이 배를 타고 4개의 항구를 항해하는 컨셉으로 운영하였다.

목포작가회의(회장 최기종) 역할도 컸다. 시대의식이 없는 문학은 껍질이다. 처음부터 보존을 위한 박제일 뿐이다. (시인 박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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