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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굿 문화 이해하기
한국인의 굿 문화 이해하기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4.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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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은 무속신앙의 핵심입니다. 좀 더 의미를 풀자면 서낭신에게 바치는 마을 사람들의 의례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죠. 이 굿이 무속신앙의 핵심입니다. 무속신앙은 다른 신앙도 그렇지만 표현돼야 되겠죠? 표현되지 않으면 좀 신앙으로 이렇게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나 어떤 감동을 주기가 어렵겠죠. 신앙은 더욱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무속신앙도 마찬가지죠? 무속신앙은 굿으로 표현되고 굿으로 전승됩니다. 그런데 굿은 샤먼 혼자 하는 게 아니죠? 가족, 마을 사람들이 다 함께 하는 겁니다. 이게 또 굿의 축제적 요소죠. 혼자 하는 거라면 축제적 요소가 있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데요. 다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축제적 요소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또 본질적으로 굿은 이 사제인 무당들이 한국인들의 신들에게 제를 지네를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굿은 개인을 위해서, 마을을 위해서, 더 크게는 나라를 위해서 무당과 민중이 함께 이렇게 연행해오는 특징이 있죠.

 

한국의 무속신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주의 모든 만물에는 생명이 있는 겁니다. 이 생명들은 각자 서로의 생명을 중요시하면 그 존재가치를 서로 인정하는 거죠. 서로 아끼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 화합하면서 모두가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한국인들은 믿어왔습니다. 이런 믿음으로 만들어진 게 바로 무속신앙의 굿이다. 자, 그런데 각 지역마다 굿의 형태는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서는 영등제를 하죠. 영등, 멋있죠. 바람의 신입니다. 가정과 마을에서 보시는 바람신이 바로 영등이죠. 영등신은 비바람을 일으키는 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바다가 보이는 어촌마을에서는 영등제를 하죠. 달리 말하자면 풍신제라고도 합니다. 영등할머니를 맞아들이게 되는 의례는 영등 맞이라고도 하죠. 이 영등할머니도 지역에 따라서 2월 초하룻날 내려왔다가 다시 초사흗날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보름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고 스무날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뽕할머니 

이렇게 해안을 중심으로 한 여러 마을에서는 영등제를 마을제사로 모시거나 아니면 더 크게 마을의 축제로 행하는 경우도 많죠. 뭐 제주도 영등제, 아니면 내륙형 영등제, 지역마다 영등제의 유형이, 내용이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죠. 그런데 이 영등신앙은 방금 말씀드렸듯이 어떤 신이다? 바람의 신, 비바람을 일으키는 신. 그러니까 어떻게 됩니까? 이분이 화나게 하면 안 되겠죠? 그래서 이 어촌 사람들이 영 등신에게, 영 등신을 기쁘게 해주는 굿을 바쳐왔던 겁니다. 이 영등 신앙은 한반도 기후환경, 특히 바람과 기상에 대한 적응과정에서 만들어진 어떤 생태 민속적 굿이 아닌가 합니다. 2월의 기후 생태학적 환경 그리고 지역의 생업 조건과의 관련 속에서 만들어진 게 아닐까라고 많은 분들이 추정을 하죠, 이 분야의 전문가들께서. 음력 2월은 대개 입춘을 지나서 우수 경칩 절기에 해당하지 않습니까? 봄을 맞이하는 시기죠. 아, 날씨 아주 변덕이 심합니다. 따뜻한 저기압, 차가운 고기압, 그래서 아주 날씨가 불규칙적이겠죠.

바람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겠네요. 참 한국인들 지혜롭죠. 이렇게 음력 2월의 어떤 비바람과 관련되어서 영등신, 영등굿을 믿어왔고 연행을 해온 겁니다. 절기상으로는 이 음력 2월이면 봄에 해당하지만 춥습니다. 꽃샘추위가 기승 부리죠. 겨울의 잔재가 있습니다. 그래서 영등할머니 마음을 풀어줘야 돼요. 아, 영등할머니 까다롭다, 변덕스럽다, 이렇게 인식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자, 이렇게 영등 신앙은 음력 2월이라는 자연환경, 그리고 마음이 변덕 같다는 인간의 종교적 심성 이런 게 결합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봄과 봄 직전이지만 여전히 겨울 같은 음력 2월을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거예요, 이때의 기상상태를. 그래서 그 음력 봄을 맞이하긴 하지만 여전히 겨울인 그 기상상태에 대한 인간의 공포. 혹시 이런 식의 기상상태가 실제 신이 만든, 신이 만들어낸 그러한 환경이 아닌가 하는 경외심, 이런 것들이 맞물려서 영 등신에 대한 믿음 혹은 영등굿이라는 의례가 이렇게 만들어진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 한국인들은 이렇게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기후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이것을 숭배를 통해서 풍농과 풍어, 그 현실적 욕망을 성취하고자 해왔다. 즉 한국인들은 이 어려워 보이는 기후환경에 그냥 노출된 게 아니라 이것을 적극적으로 좀 해결해야 되겠다, 이런 의지가 반영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 진도에는 씻김굿 전통이 있습니다. 망자의 천도굿이죠. 망자가 이렇게 있는 상가에서 씻김굿을 하기도 하고 따로 날을 받아서 하기도 합니다.

 

진도, 예로부터 아무래도 물에 빠져죽는 사고가 있었겠죠, 다른 내륙지역보다. 그런 그 물에 빠져 죽은 이의 영혼을 건지는 역할도 하고, 결혼하지 못하고 죽게 되면 미혼으로 죽은 이를 달래는 그러한 내용도 있습니다. 왜냐, 억울하거든요. 억울한 죽음들입니다. 바닷물에 빠져 죽는다? 억울한 죽음이죠. 미혼으로 죽게 된다? 억울한 죽음이죠. 그래서 이 억울한 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된다는 겁니다. 한국인들의 무속신앙의 체계 내에서 그렇게 인식을 하는 거죠. 특히 그래서 진도에서 이 망자들의 아픔, 망자들의 고, 외침, 이것을 풀어주는 씻김굿 전통이 다른 지역보다 활발하게 전승되어왔죠. 이렇게 굿이 추구하는 뜻과 목적은 한 가지입니다. 한 가지, 어떤 한 가지? 바로 민중들의 맺힘을 풀기 위한 목적, 이겁니다. 풀기 위한 겁니다. 더 꼬이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즉 굿은 현실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억압된 인간들의, 민중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화해시켜주고 같이 상생하게 할 목적으로 바쳐지는 거죠. 더불어서 또 그 신을 더 기쁘게 만들어주는 내용도 있죠. 자, 마을 사람들, 다시 그 서낭 신앙 얘기를 해볼까요?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안녕을 위해서 서낭 신앙을 믿어 왔고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에게 굿이라는 것을 통해서 우리 마을의 길흉화복을 지켜주시는 그 서낭신에게 굿을 바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마을, 한 사람만 사는 게 아니죠. 두 사람, 세 사람, 네 사람, 다섯 사람, 그 이상으로 삽니다. 문제가 안 생깁니까? 이웃 간의 반목이 안 생길까요? 생길 수가 있거든요. 가족도 때로는 대립하거나 반목이 생기지 않습니까? 하물며 한 마을을 이루는 가정, 가족과 가족 사이에, 때로는 그런 일이 생기지 말아야 되겠지만 반복과 대립이 안 생깁니까? 그런데 반목과 대립이 생기면 그 마을이 계속 번창할 수 있을까요? 무리로 나누어지고 대립하고 분열이 생기고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질 수가 있겠죠. 그래서 이걸 풀어야 합니다. 한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어떤 계기가 있어야 되거든요.

이게 바로 굿의 본질이며 목적이라는 얘기예요. 대단히 현세주의적 본질이며 목적이죠. 그런데 이런 본질로 만들어진 국가 신앙을, 무속신앙을 미신으로 불러왔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국가 무속을 한국문화로 간주했으면 좋겠습니다. 별신굿도 지역마다 좀 차이가 있죠. 하회마을, 동해안 마을 다 별신굿이 있습니다. 농촌에서는 풍농을 어촌에서는 풍어를 기원하죠. 경북 영덕에는 동해안 별신굿이 있죠. 자, 그런데 그게 하회마을이든 동해안 마을이든 더 좁혀서 경북 영덕이든 뭐 그게 어디든, 진도든 어디든, 뭡니까? 한국인들은 풀고 화해하고 상생하기 위해서 굿판을 벌여온 겁니다. 혹은 죽은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예로부터 마을마다 해왔고 고을마다 이런 굿을 해온 겁니다. 그런데 이것을 미신이라고 불러버리면 민중들의 기층문화가 다 사라지는 거거든요. 이렇게 굿이 미치는 문화적 효과 상당히 큽니다. 왜냐? 굿은 종합예술이거든요. 굿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다시래기

 

이게 문학이기도 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리데기, 문학이죠. 노래로 불려지기도 합니다. 연극으로도 전이가 되었죠. 자, 이런 점에서 굿은 기층민중의 신앙 체계이면서 문화적 표현이 원천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판소리가 굿에서 이렇게 진화된 거라는 주장도 있거든요. 씻김굿, 음악적 완성도 중요합니다. 음악적 완성도가 중요해요. 이게 굿이라고 해서 굿만 중요한 게 아니라 씻김굿에서는 특히 음악적 완성도가 중요해요. 혹시 여러분들 실제 씻김굿을, 실제 이루어지는 씻김굿이 연행되는 장면을 못 보신 분들은 유튜브에서 한번 검색해서 보십시오. 아, 애절합니다. 그 굿 노래와 반주음악, 우리 박자 구조, 장단이라고 하죠. 정말 저 씻김굿을 통해서 불려지는 노래를 듣다 보면 내 인생 가련하다, 저 죽은 사람 가련하다, 한번 아차 죽으니까 다 가련하구나, 다시 못 올 길을 망자가 가고 있구나. 이런 대목에서 이승에서의 삶이 정말 얼마나 눈물겹게 억울했을까,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고 저승에서는, 저승에서 이루어지는 삶은 그러지 않았으면, 좀 풍요로웠으면 바라게 됩니다. 씻김굿, 노래입니다. 굿이면서 노래이죠. 죽은 이, 제대로 씻겨내서 보내드려야 되거든요. 제대로 씻겨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한에 찬 삶이 그대로 저승으로 가게 되거든요. 저승에 잘 보내는 의도, 잘 씻겨서 원한은 씻기면 원한이 사라지겠죠. 이런 소망이 담긴 제의, 참 각별한 마음이 담긴 제의입니다. 그래서 이 씻김굿은 특히 죽은 이를, 망자를 위로하고 쓰다듬어주는 일에 집중되어 있죠. 그런데 어떻습니까, 여러분들? 어떨 것 같아요? 이 씻김굿에서 샤먼이 죽은 이를 위로하고 쓰다듬어주지만 그것을 보고 있는 산자들 역시도 치유가 되겠죠. 오히려 살아남은 이들은 더 죽음을 애달파할 수 있고 죽은 망자와의 이별 때문에 막 설움에 쌓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씻김굿은 살아있는 자들의 애달픔, 설움까지 씻겨주는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죽은 이를 위로하는 씻김굿에서 오히려 살아남은 이들이 위로받는 경향이 있는 거죠. 어떻습니까? 굿, 굿 속에 시로 표현되는 문학이 있죠. 슬프면서 때로는 화려한 음악이 있죠. 신과 닿으려는 춤이 있죠. 예술입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고통에 빠진 이들의 정신적 치유에 일정한 긴 역할을 하죠. 그래서 진도 씻김굿은 단지 망자들을 위한 굿이 아니라 산자들, 그리고 살아가야 할 자들에게 삶의 용기를 주는 문화이기도 합니다.

씻김굿의 기본 명제는 사람이 살아야 한다는 겁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거죠. 어떻게? 즐겁게요. 그래서 씻김굿 나중에 산자들의 굿마당에서 실컷 신명을 내게 되죠. 떡도 먹게 됩니다. 억울하게 죽은 이들 잘가, 나 정말 잘 보냈어, 이런 혹은 내 마음의 어떤 안쓰러움 다 씻어내는 겁니다. 망자, 내 가족, 내 아버지, 내 어머니 편하게 돌아가시겠구나라고 믿게 되는 거죠. 그래서 삶의 용기를 다시 갖게 되는 겁니다. 그때 우리는 이렇게 노래와 음악과 춤으로 망자의 영혼을 위로해주게 되는데요. 저는 과거 대학을 다닐 때 실제 씻김굿을 먼저 본 게 아니고 신경림 선생님의 씻김굿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이런 굿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이 신경림 선생님의 씻김굿이라는 시를 통해서 씻김굿을 언젠가는 보고 싶다는 생각을 이제 자연스럽게 갖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 저의 소망 중의 하나는 만신 중의 만신, 무당 중에 무당이라고 하는, 만신이라고 하는 만신 김금화 선생님의 굿을 직접 보는 거였는데요. 아쉽게도 한 번도 아직 그런 현장을 접해본 일이 없습니다. 너무나 아쉽습니다. 여러 노력들을 해왔지만 실제 만신 김금화 선생이 연행하는 굿을 본 일이 없네요. 우리는 만신 김금화 선생님을 예술가처럼 존중하고 있고 그리고 이 굿이 서양에는 한국문화이며 한국예술이라고 이렇게 알려주신 역할을 하셨죠. 그러니까 만신 김금화 선생님은 굿을 하는 게 아니라 예술을 하는 것입니다. 그분에게 굿은 한국 음악이며 한국 노래이며 한국 연극이죠. 자, 김금화 선생님은 굿을 통해서 사람 편에 서서 신을 설득하고 달랩니다. 그리고 산 사람들의 소망을 전합니다. 이 설득과 소망을 노래로 율동으로 하는 거죠. 어떻게요? 애절하게. 어떤 때는 신나게, 또 애절하게 신나게 말입니다.

그러면서 산자들은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됩니다. 자, 씻김굿의 유래도 다양하고요. 그렇지만 씻김굿의 본질적 목적이 뭐라고 말씀드렸습니까? 죽은 자의 영혼, 억울한 영혼도 씻겨주지만 산자들의 서러움,살아있는 자들의 어떤 공포를 씻겨준다는 것이죠. 그래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준다는 겁니다. 그만큼 현세주의적 기능이 있네요. 자, 만신 김금화 선생님의 어떤 굿에서도 우리는 이런 의미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사람 편에 서서 신을 설득하고요. 산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신에게 전해줍니다. 노래로 율동으로 애절하게 신나게 말입니다. 한국인들의 무속신앙, 한국문화의 한 측면입니다.<박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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