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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
5월은 가정의 달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3.05.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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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문화는 나라의 바탕 -

                                                                                             진도군 고군면 오일시 박영관

5월에는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세계인의 날’(20일), ‘부부의 날’(21일) 등 가족을 위한 날이 많다. 그래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더구나 1일은 ‘근로자의 날’이고, 15일은 ‘스승의 날’로 알려졌지만 ‘세계 가정의 날’(International Day of Families)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건강, 행복, 화목과 어울림을 위한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1993년 UN이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해 건강한 가정을 위해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후 전 세계 국가들이 5월 15일을 ‘가정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4년부터 ‘세계 가정의 날’ 기념행사를 하기 시작하였고, 2004년 2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세계 가정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영어의 ‘가족’을 의미하는 ‘family’는 원래 하인이나 노예를 뜻하는 라틴어 ‘famulus’에서 유래되었지만, 사람들은 종종 ‘family’의 어원에 관해 설명할 때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글자들을 합성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5월 한 달 동안,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사랑한다’고 표현해보자. 습관화하면 어느 때나 자연스럽게 ‘사랑한다’는 말을 할 수 있고 언제 들어도 어색하지 않고 화목하는 가정이 된다.

가정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이고, 얼마나 소중할까? 가정은 사랑의 결정체로 우리에게 무한한 잠재성 개발을 일깨우는 공간이다. 혈연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의 운명공동체로 일상생활을 함께하며 사회의 규범과 기초적인 교육을 배워가는 곳이다. 가정은 우리 사회를 지켜가는 보루로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마음의 안식과 신체의 휴식을 제공해 주고,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통해 삶의 방법을 배워가게 한다.

인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치가(治家)」 편에 나오는 구절(句節) 중에 ‘[子孝雙親樂 家和萬事成(자효쌍친락 가화만사성):자식(子息)이 효도(孝道)하면 어버이가 즐겁고, 집안이 화목(和睦)하면 만사(萬事)가 이루어지느니라]’라는 말이 있다. 특히 농본사회에서 선조들은 가족의 힘이 곧 생산력과 직결되기에 끈끈한 가족의 유대가 중요시 여겨졌다. 오늘날에도 가정이 안정되어야 무슨 일이든 안심하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의 소중함이 더욱 강조된다.

시대가 바뀌고 산업화, 정보화 시대로 급격하게 탈바꿈하며 가족의 형태도 다양하게 급변하고 있다. 가족의 규모도 대가족 중심에서 소가족(핵가족)중심으로 변하고, 오히려 졸혼, 비혼 등으로 가족이라는 개념이 약화 되는 모습이다.

또한, 가정은 결혼을 통해 구성된다고 볼 때 남녀 간 결혼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결혼적령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더 큰 문제는 결혼 자체를 안 하거나 오히려 혼자 생활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결혼은 하더라도 처음부터 애를 낳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결혼하여 저출산 문제는 날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경제적·사회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결국 기본적인 절대 인구의 감소뿐만 아니라 가정을 이루는 구성원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가정의 기본 형태가 무너지고 있다.

 

가족을 챙기는 건 인간뿐만이 아니다. 가족애, 동료애가 넘치는 동물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동물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인간과 같이 가족이나 동료들과 서로 협력하는 동물들을 보면 경이롭다. 인간의 문화가 대개 전쟁 중심으로 발전해 온 것에 비해 동물들의 문화는 주로 평화적이고 상호 협력적이며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 왔다.

남극의 황제펭귄들은 서로 부둥켜안은 채 하나의 털북숭이가 되어 추운 겨울밤을 이겨낸다. 영하 50도에 이르는 남극의 겨울, 황제펭귄들은 휘몰아치는 눈 폭풍과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과 몸을 밀착시킨다. 가장 바깥쪽에 있는 동료의 등에는 새하얀 서리가 내리지만, 동료들과 체온을 나눈 몸 안쪽은 따뜻하다. 가장 안쪽의 온도는 가장 바깥쪽의 온도와 무려 10도가량 차이가 난다. 안쪽에 있던 펭귄들의 몸이 녹을 때쯤 외각의 펭귄들과 교대를 하는데, ‘허들링(Huddling)’이라 불리는 이런 동작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서로 협력해 체온을 유지한다.

허들링(Hudding)이란, 알을 품은 황제펭귄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의 겨울 추위를 견디는 방법으로 무리 전체가 돌면서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계속해서 서로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바깥쪽에 있는 펭귄들의 체온이 떨어질 때 서로의 위치를 바꿔가며 한겨울의 추위를 함께 극복한다. 황제펭귄은 동료들과 몸을 밀착시켜 눈 폭풍과 매서운 추위를 이겨낸다. 동물들도 생존을 위해 버팀목을 본능적으로 창안하여 이어가는 모습이 경이롭지 않은가. 이처럼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이런 행동들이 무리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이라 해도, 이들을 통해 서로를 아끼고 보호하는 마음을 배운다면 삶이 더욱 풍요로울 것이다.

가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할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낳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공경하는 마음을,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더 되새겨보고 우리 이웃을 아끼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루지 말고 지금, 가족들에게 마음을 표현해보자. ‘가정의 달’ 뿐만 아니라 수시로 진심을 담아 표현한다면 사랑의 온도는 높아질 것이다. 신뢰는 마음을 열게 하며 소통의 길로 인도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 부모는 아이의 표상이요,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기도 하다.

온누리에 장미꽃이 만발하고 녹음방초가 우거져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싱그러운 오월이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달과 날이 없지만, 그래도 그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자. 갈등하고 웃음 짓게 만드는 가족, 언제나 사랑이고 힘이다. 그저 특정한 날을 기념한다는 것으로 끝나 버리거나 연례적인 일회성 행사로 바라보지 말고,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느 때나 더 친밀하게 서로 간 존재의 가치를 높여 줌으로써 가정의 소중함과 고마움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건강한 사회는 건강한 가정 문화에서 출발한다. 가정 문화가 반듯해야 그 힘이 동력이 되어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나라의 바탕이 된다. 건강한 가정 문화는 뿌리 깊은 나무로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서로 배려·존중·감사·공감하며 ‘사랑합니다’라는 말과 ‘고마운 미소’를 미루지 말고 아리땁게 지금부터 꾸준히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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