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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진도아리랑보존회 정기공연 참관기
내 고향 진도아리랑보존회 정기공연 참관기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3.10.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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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고향 진도아리랑보존회 정기공연 참관기

 

                                                                                          지산면 길은초교 32회 허연숙

 유난히 더웠던 올 여름, 진도아리랑보존회 박숙영 총무를 통해 8월 27일에 개최된 진도아리랑 공연 팜플렛을 받았다. 반가운 고향으로부터 부름이었기에 다른 일정을 미루고 흔쾌히 진도행을 결정하게 되어 미처 해가 뜨지 못 한 새벽부터 수원에서 진도로 향하는 첫 차를 탔다. 고향으로 향하는 설렘은 어떠한 난관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창밖에서 올라오는 찐한 갯내음과 구불구불한 밭고랑 사이에서 엎드려 힘겹게 일하시는 전부(田婦)가 울 엄마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룰 수 없는 생각에 회한이 밀려왔다.

긴 시간을 달려 진도 읍내에 도착하여 고향의 향취를 깊게 들이쉰 후 진도 예술의 중심인 운림산방에 들어서자 풍악소리와 많은 인파가 진도아리랑 공연의 서막을 알리는 듯했다. 첨찰산을 비롯한 주위 산들이 운림산방을 감싸고 있는 그 가운데 서있으니 향수에 절은 나는 고향의 품에 푹 안긴 듯 포근함에 젖었다.

운림산방 연못 앞 공연장에는 많은 관중들과 함께 김희수 진도 군수, 장영우 도의회의장, 진도문인협회 회원 등 진도의 유명인사들이 내방하여 자리를 빛냈다.

공연이 무르익을 즈음 박병훈 진도아리랑보존회 회장이 고향의 특색 있는 경치로 가사를 써내려간 옥주 8경가(沃州八景歌 ­옥주(沃州)는 진도의 별칭-)를 시창했다. 연륜과 사명감이 섞인 그 우렁찬 목소리는 온 몸이 땀으로 젖어드는 무더운 날씨에도 운림산방을 가득 채워 여타 관람객들을 모여들게 했다.

진도아리랑 보존회장 박병훈

긴 가사의 옥주8경가를 시창하고도 진도 아리랑 중에 ‘문경새제는 왠 고갠가 구부야 구부 구부가 눈물이로 구나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 응 응 아라리가 났네’ 를 애잔하고 묵직하게 부르시는데 회장님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압도되어 콧등이 시큰했다.

88세의 연세에 남도창으로 본인 내면의 감정을 관중들의 심연까지 전달하는 재능을 소유한 사람은 박병훈 회장님이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신명이 가시지 않은 듯 무대에서는 꽹과리를 치고 북, 장구소리가 어우러진 가운데 춤사위를 더하며 예향의 고장답게 각자의 기예를 풀어내는 진도의 풍류를 엿볼 수 있었다.

행사를 개최한 진도아리랑보존회 박병훈 회장은 시(詩)・서(書)・화(畵)・창(唱) 사절(四節)의 명인으로 각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실로 남도 선비의 전형이라고 본다. 박병훈 회장님은 우리진도 아리랑보존을 위해 세계에 알리고 전국에 알리기 위하여 평생을 투신해온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01년 진도군 향토유산 지정 제 1호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제 445호

2015년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지정 제 129호

2022년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지정 제 64호

위의 4대 문화재 지정 상황은

진도아리랑보존회(대표 박병훈)가 보유단체로 선정되어 있다.

위 업적은 진도아리랑보존회장님의 지난한 세월동안의 노고와 투철한 사명감의 결과이며 우리고향의 커다란 쾌거라고 생각한다.

위의 전 과정을 참여하고 나니 서예인으로 살아가는 나로서 예술에 대한 그 뿌리가 실감되는 귀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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