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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활용은 어떻게 -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
폐교 활용은 어떻게 - 애물단지를 보물단지로 -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4.01.0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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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급증하는 폐교 추세

저출산 여파로 해마다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다. 전국 학령인구(6∼17세)는 2000년 약 810만 8,000명에서 지난해 531만 2,000명으로 3분의 1 이상 줄었다. 금년도 초등학교 신입생은 처음으로 30만대로 진입하며 도시까지 폐교가 확산하여, 그동안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폐교가 속출한 것과 달리 서울도 3곳, 경기 5곳 등 수도권도 8곳이나 된다고 한다. 전국을 살펴보면 초·중·고 33곳이 금년도에 문을 닫는다. 지난해의 1.8배에 달한다.[지방교육재정 알리미 사이트(https://www.moe.go.kr)]

농어촌 지역에서 폐교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 된 지 오래다. 운동장은 잡초가 우거져 숲을 이뤘고 건물 외벽 페인트는 군데군데 벗겨지고 곰팡이가 슬어 세월의 흐름을 연상하게 한다.

2017년 출생아는 35만 7,771명으로 전년 대비 5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 이 때문에 금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생아 수는 2020년 20만 명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폐교도 갈수록 늘 수밖에 없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10년 후 400만 명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내년 폐교 예정인 학교 중에는 초등학교가 80%에 달하지만 폐교 도미노는 시차를 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로도 이어지며 지난해 기준으로 1만 2,027개인 초·중·고 중 상당수가 문을 닫을 전망이다. 학생 수가 줄면서 학교가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폐교가 지역 소멸을 가속화시키고 학생들의 교육권 미보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통폐합에 앞서 충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동아일보 2023.12.25.)

문제는 폐교 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하는 경우 재학생이 거의 없는 유령 학교가 늘고, 지나치게 간소화할 경우는 학생 교육권 침해의 우려가 있다. 통폐합 흐름은 불가피한 만큼 폐교가 필요한 경우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하고 동의 절차를 충분히 밟으며 진행해야 한다.

Ⅱ. 2023년 3월 1일 현재 전국 폐교 현황

 

 

2023년 3월의 전국 폐교 현황 통계이다. 역시 인구가 많고 학생수가 많은 서울은 폐교 수가 적지만 인구가 적고 지방일수록 폐교 현황이 높은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지방교육재정알리미 홈페이지[(https://www.moe.go.kr)]를 타고 들어가서 폐교 목록을 누르면 정확히 몇 년도에 어떤 학교가 폐교되었는지 상세한 리스트로 정리되어있다.

                                                           1. 진도군 페교 목록

위 표에서처럼 진도는 매각되지 않은 폐교가 9곳인데 두 곳은 자체활용을 하고 있고, 3곳은 대부, 4곳은 미활용이다.

폐교는 공개 입찰 매각이 원칙이다. 다만 폐교를 교육용 시설, 사회복지 시설, 문화 시설, 공공 체육 시설로 활용하려는 사람, 소득 증대 시설로 활용하려는 지역 주민은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폐교는 과거 지역 주민이 후학 양성을 위해 희사(喜捨)한 땅에 지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테크 수단으로만 접근해선 안 될 것이다. 지역 주민에게 혜택이 가는 시설로 활용한다면 토지를 희사한 이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Ⅲ. 폐교 문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해 짐에 따라 학생 숫자는 계속 줄어들 것이고, 폐교되는 학교 역시 늘어나게 될 것이다. 한편 방치된 폐교는 관리 비용뿐만 아니라 공간 활용 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을 겪은 일본의 경우는 우리보다 훨씬 먼저 폐교학교 숫자가 늘어 이를 활용하는 문제를 고민했다. 일본의 자세한 폐교 활용 사례를 한국일보(2017.08.02.)에서 기사로 소개했다. 일본의 폐교학교 활용은 다양한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보다 저출산 문제를 먼저 겪은 일본은 폐교를 어떻게 활용했을까. 일본은 1990년대부터 폐교 자산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민간 활용을 적극 장려했고,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 활용 방안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다양한 시설들이 탄생했다.

1) 지자체가 민간에 폐교 시설을 적극적으로 임대

2) 그에 따라 지역의 문화시설, 체험학습 시설, 지역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장소

3) 지진 대피소 및 재해 재난 시 대형대피소로 활용

4) 그밖에 경제력이 있는 기업에 임대해서 기업의 생산시설이나 사무시설로 재활용.

이를 통해 폐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자칫 방치해서 관리비용만 샐뻔했던 폐교를 생산성 있게 활용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폐교 활용 사례는 사무실, 공장 복지 시설, 문화 시설, 체험학습ㆍ숙박시설 교육시설, 특산품 판매ㆍ가공 시설 등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폐교를 민간단체가 주도해 지역 밀착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학교 시설을 거점으로 하면 지역의 이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현재 폐교 문제를 대처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폐교 문제를 가장 잘 대처해 우수사례로 꼽힌 지방교육청은 부산교육청으로서, 부산교육청은 폐교되는 학교를 청소년들의 문화공간, 체험학습시설, 과학박물관, 레저 공간 등으로 재활용해 기존에 경남권에 부족했던 체험, 활동 학습시설을 충당하는 효율적인 이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폐교는 박물관, 미술관 등 교육시설과 특산물가공장, 농촌체험시설 등 소득증대시설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고령자를 위한 교육시설과 지역 특성을 살린 디자인 관련 사업이 증가 추세에 있다. 폐교 활용 사업은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실패 가능성이 높다.

 

Ⅳ. 폐교의 활용

미래엔 평생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리라고 전망한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직장인과 근로자의 2차 교육이나 다양한 직무교육이 더욱 화두가 될 것이고, 기술발전이 날로 발전하기 때문에 이런 점들을 교육할 제대로 된 시설이 필요하게 된다. 그때 지금 폐교되고 있는 학교들을 지역주민들의 복지, 재교육, 평생교육시설이나, 문화예술, 체육, 체험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면 더욱 가치 있을 것이다.

폐교 활용사업은 폐교 시설의 가치를 발굴해 새로운 교육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사업으로 매각이 제일의(第一義)가 되지 않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문화예술을 지원하며 지역 교육 기반을 대체하는 중요한 사업이기에 예산, 정책적 방향, 이해관계자와 지역주민 의견, 자문단 의견 등을 참고해 중기 폐교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해 미활용 폐교를 새로운 교육 공간으로 조성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학교라는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있어 폐교는 일반적인 유휴시설과 달리 상징적 의미가 있다. 민간에 매각하기보다는 지역민과 지역사회가 공존, 상생하기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 지역 소멸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를 막을 수 없다면 학교라는 공간이 갖는 기능적 의미를 확대해 교육대상자의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폐교 활용을 고민할 수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공감대 형성으로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공동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사람이 모이고 정주 여건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각 시도교육청은 폐교재산 활용에 있어 지역민의 의견과 요구를 보다 면밀히 살펴야 한다. 현재 폐교재산 활용을 규정하고 있는 ‘폐교활용법’과 각 시도 관련 조례에 따르면 교육감은 폐교재산의 대부 및 매각의 대상으로 지역민을 우선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폐교가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구성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학교들의 경우 지역민이 부지를 기부채납해 설립·운영된 곳이 많아 폐교재산은 시교육청과 지역사회의 ‘공유재산’으로 분류된다. 해당 학교의 졸업생들이나 주민들이 문을 닫았지만, 학교에 애착을 갖는 경우가 많아 활용 계획 수립에 있어 이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및 동의 절차가 요구된다.

진도는 2023년 문화도시로 선정되었다. 폐교 활용은 우선하여 우리 고장의 문화예술 분야에 맞는 활동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예향진도신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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